<책> 미쳐야 미친다
Read, Remember, Recommand / 2009/07/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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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된 책이다.
대학원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의 책장에 다소곳이 꽂혀있던 이 책의 도발적인 제목에 5년째 낚여있었다. 거기에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라는 부제는 조선 시대의 지식인들의 삶과 작업을 통해서 미칠 수 있는, 그래서 경지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줄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래서 휴가기간 30분을 달려서 찾아간 서점에서 30분 동안 고민하면서 골랐었다. 5년 동안 낚여있던 그 세월을 믿으면서.
게다가, 이 책의 저자인 정민 교수님은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으로 나의 지식노동의 새로운 계기와 방향을 제공해 주신 분이기도 해서 더욱 주저 없이 거둘 수 있었다.
결론. 좋은 책이지만 책 제목이 내용에 비해 과하게 좋았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무언가에 미쳐야 경지에 다다른다는 이 말.
그리고 기대한 것은 이 책의 제목을 뒷받침할 狂과 及에 대한 고민과 고찰이 나오기를 기대헀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책의 내용은 조선시대의 매니아에 대한 에세이였다.
나쁜 건 아니다. 무언가에 미쳐서 세상의 성공과는 멀리 떨어져서 남들이 가지 못한, 보지 못한 경지를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은 울림이 있고 생각할 거리가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삶의 자양분으로 삼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물론 그들의 삶을 통해서 인생의 의미와 새로운 방향을 얻는 단초가 될 수는 있기만, 이런 제목의 책에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길 안내가 아닌 새로운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이 책과 가장 비슷한 것은 SBS의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이지 않은가 싶다.
그렇다고 이 책을 폄하하고 쓰레기 같은 책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이 책의 미덕은 한자는 어떻게 알아도 한문은 도대체 해석하기도 어려운 우리들이 접해도 알 수 없는 우리 나라의 옛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고 맛깔나게 소개해준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결코 가볍지 않다.
거기에 자기의 분야에서 경지에 이르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가 가지는 빛이 있고 저자는 그 빛을 오롯이 우리에게 전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