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위피(WIPI)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주요 주체들의 변화 속도를 비교 한 내용이 있다.
가장 느린 것은, 학교 - 절대 변하지 않는다 - 였고, 그 다음은 바로 법과 제도였다.
한국 무선인터넷은 위피라는 플랫폼 위에서 돌아간다. 국내의 모든 이통통신의 무선콘텐츠는 이 규격에 맞추어 개발하고 이 위해서 개발해야한다. 이 위피를 도입하면서 SKT,KTF,LGT 이통 3사가 제각각 만들어 돌리던 무선인터넷콘텐츠가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무선인터넷콘텐츠개발업체들은 그 동안 이통사별 3가지 버전을 개발하던 것을 하나만 개발해도 되게 되어 개발 및 유통 코스트를 줄이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렇게 써놓으면 나름 훌륭한거 같아 보인다. 문제는 이 플랫폼은 국내에서'만'쓰인 다는 것.
한 때는 이 위피를 세계화 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있었지만, 국제적인 GSM 기반이 아닌 CDMA기반에다 이미 노키아의 심비안이 대세를 장악해버린 상황에서 국내 에서의 밥그릇 싸움 - 이통사의 콘텐츠 지배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는 폐쇄적인 정책 때문에 그냥 처음 개발한 그대로 질질 끌려왔다.
쨌든..지금까지는 무선콘텐츠는 하나의 국가나 같은 문화권 내에서 쓰이는 거라 그냥 간단한 게임이나 돌리고 뉴스를 보는 정도면 그럭저럭 쓸만했으나.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의 개발로 시작된 오픈 소스화의 바람은 여기에 LIMO 같은 세계적인 단말 진영이 리눅스 기반의 오픈 플랫폼을 개발하고 노키아마저 심비안 플랫폼을 개방하면서 국제 시장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스마튼폰 바람이 불면서 무선 단말기에서 오피스 프로그램등의 덩치큰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걸 요구하기 시작하며 풀브라우징에 대한 수요도 폭발하면서 더이상 폐쇄적인 플랫폼으로 버티긴 슬슬 힘들어 진다.
게다가 애플의 아이폰이 연이은 안타를 쳐대며 손안의 PC로서 무선단말을 다시 재정의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는 이놈의 위피 덕분에 꼼짝도 못하고 있다는 거다.
국내의 콘텐츠개발업체는 이미 위피기반의 콘텐츠만 몇년째 개발해 오고 있어서 새로운 플랫폼에 대응도 못할 뿐더러 이통사나 국가 차원에서도 그동안 위피에 쏟아부은 자금을 회수하려면 별 수 없이 위피를 붙잡고 있어야한다.
문제는 이렇게 대응하다가는 세계 시장에서 맥도 못추고 밟혀버릴 수 있다는 거다.
국내 이통사 시장은 큰 편이 아니다. 그리고 내수 시장으로 먹고 살기에는 ARPU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야하는게 오히려 점점 떨어지고 있고,
이통사들은 그에 대비해서 해외 이통사에 직접 투자 형태(SKT의 heilo 등)로 진출했지만, 지금까지는 연전연패이다.
이러다가 최악의 경우는 국내 이통시장은 UMPC 혹은 MID에 밀려서 사장될 수도 있다. 아무리 모바일폰단말이 날고 기어도 기계적 성능은 UMPC나 MID를 앞설 수 없고 여기에 VoIP가 실려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면, 여기에 Wi-Fi와 Wibro&Wimax가 결합한다면...
굳이 휴대폰이 없어도 될 수도 있는 세상도 올 수 있다.
그 증거가 바로 애플의 3G아이폰이다.
언제까지 오피스 하나 못돌리는 우리만의 플랫폼에 갇혀 있어야할지...새로운 노다지 시장이 펼쳐지고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시간에 맞추어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면 죽어 버릴 수도 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